こまごました話

도전 글쓰기!!

mioki 2010. 3. 29. 18:32

나는 셋째 딸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는 미스코리아 나가라는 어른들 말씀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다.

그런데 자라면서 별로 개성도 없는 얼굴로 변했다.

어쨌든 아주 특별히 예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주 못생긴 것도 아니어서

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좋다고 따라 다니던 분들도 몇 분 있었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주변의 어른들이 말씀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던 나는 정말 내가 아주아주 예쁘다고 생각했다. 물론 학교에서 손꼽히게 예쁜 아이들도 많았지만, 난 생각했다.

저 아이들은 지금 화장하고, 예쁜 옷 입고 다니니까 눈에 띄는 것 일뿐이라고. 절대 미의 지존은 나라고. 그런데 재수를 하면서 상황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재수 첫날 내 옆에 앉은 공부 잘하게 생긴 아이를 친구로 사귀었다. 그 아이는 쌍꺼풀도 없는 홑눈에다 피부도 그다지 안 좋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친구에게는 공부를 잘한다는 자신감과 적극적인 자세, 그리고 애교라는 필살기가 있었다. 우리 반에서 제일 잘 생긴 아이를 찜 하더니 정말 남자 친구를 만들었다. 자신보다 공부를 못해도, 외모가 월등했던 그 남자 아이는 완전 그녀에게 복종하고 있었다.

, 그 동안 뭐 했냐고? 사실 난 공부를 그리 잘 하는 편이 못 되었다. 항상 중간 정도.

그리고 착하기는 하지만, 우유부단해서 뭐 하나를 똑 부러지게 주장하지 못하는 아이였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어찌 되었던 그녀의 남자 친구의 친구가 우리 반으로 합반을 하게 되었다. 그 남자 아이도 괜찮았다. 그 친구가 나에게 사귀자고 했을 때, 똑 바로 이야기 안 했다. 그리 하겠다는 말도, 싫다는 말도.. 애매모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중, 난 우리 학원에서 유덕화처럼 생긴 남자 학생을 발견했다.

우연히 집에 전화를 걸려고 공중전화 앞에 서 있었는데, 그가 내게 와서 우선 시간 있느냐 물었다. 그때는 너무 놀라 아무 소리도 못했는데, 밤에 생각하니 이 아이가 너무 괜찮은 것 같아서.. 사귀자는 녀석을 곁에 두고 다른 남자 아이를 찾아 다녔다.

그러다 곁에 있던 녀석도 집적대던 녀석도 놓치고.. 둘도 없이 친하게 지냈던 여자 친구도 잃었다. 그때 깨달았어야 한다. 절대 사람 관계를 어영부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어찌 되었던 나의 재수 생활 시절은 그렇게 막을 내리는 것 같았다. 같은 반의 취향이 이상한 녀석들은 우리 집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장난 전화를 걸어 같은 대학을 가자고 그랬고. 또 근면 성실한 것으로 부반장이 된 녀석은 100원짜린지, 10원짜린지 새 동전 10개를 구해 주며 꼭 대학을 가라고 했다. 자기도 입학 시험을 치러야 하는 입장인데, 나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라면서 동전을 찾아다 줬다. 그리고 내가 싫어하는 커다란 리본 핀까지 안겨줬다. , 받을 것 다 받으면서 그래 너희와 나는 친구니까!!를 강조했던 것 같다.

어쨌든 난 재수 후 대학을 들어갔다. 물론 부모님 모두 만족할 만한 학교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대학은 보내줬다는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셨을지도 모르겠지만,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대학을 갔다.

대학에 들어가자 나의 인간 관계에 대한 오류를 또 잊었다. 그냥 재수생 시절 만났던 친구들과는 모두 작별을 고하고 연락 뚝 끊었다. 단 한 명 진짜 친구 같은 남자 아이가 대학교 1학년 때까지는 계속 연락을 해왔고, 부담도 없었기에 스스럼없이 만났다. 그런데, 점점 이 아이가 친구 이상의 관계를 요구하는 것 같아서 연락을 끊었다.

대학에 들어가자, 생각보다 뭐 재미있는 일도 없었다. 워낙 게으른 습성을 가지고 있어서 수업이 있는 날만 학교를 가고,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집에서 뒹굴었다. 남들은 학원을 다닌다, 여행을 다닌다 유난을 떨었지만, 난 그냥 집에서 조용히 학교에서 조용히 지냈다. 그런데 4학년 선배가 자식처럼 우리 학번 여학생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밥도 사주고, 움직이기 싫다고 하면, 집까지 데리러 와서 학교에 데려다 주고.

정말 공주처럼 취급해 주었다. 그러자 난, 또 내가 우리 과에서 제일 예쁜 여학생이라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실 우리 과의 여학생들은 키도 고만고만하고, 생긴 것도 고만고만했다. 그런데 난, 갑자기 내가 제일 예쁘다는 생각에 빠지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서 있는 모습을 누군가 쳐다보면, 나를 보기 위함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은 착각이었다. 고만고만한 미모의 아이들 중 성격 좋고, 애교 넘치는 아이들이 남자 친구를 하나씩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내가 너무 예뻐서 접근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럴 만 했던 것은 그 4학년 선배가 너무 극진히 대접해 주었기 때문이다. 선배는 진짜 졸업하기 전, 자신의 어머님도 소개해 주었다. 자신의 어머니가 대학 다니다 아버지 만나, 졸업 못하시고 결혼하신 것이 마음 아프다며, 나에게 대학 공부 다 마치고 시집오라는 이야기도 슬슬 흘렸다.

물론 나도 그 선배가 싫지는 않았지만, 내 인생에 있어 정말 미친듯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선배는 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슬쩍 선배를 밀쳐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의 대학 생활은 아무런 로맨스 없이 슬슬 끝나고 있었다.

진짜 어쩜 이리 무미건조한 대학 생활을 보냈을까??  더 황당한 것은 졸업하고 동기로 지내던 남자 아이가 전화를 해 왔다. 그 아이는 휴학을 했기에 졸업이 나보다 늦었다. 그런데 학교 다닐 때 좋아했었다며, 보고 싶단다. 그러면서 후배를 만나고 있는데, 용서를 해 달라나. 이건 무슨 황당한 시츄레이션인가! 그리고는 후배 임신시켜 결혼하고 말았다.   

으흠 남자는 믿지 못할 동물이라는 생각에 빠졌다. 물론 나도 믿지 못할 인간이고.

 

정말 살면서 제대로 된 연애도 못하고 이게 뭐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남들은 여행을 하면서 연애도 한다는데, 나는 연애는커녕 지나가는 개도 나를 안 쳐다본다. 과거에 그렇게 예쁘다고 생각했던 것은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다.

정말 어중간하게 생겨, 애교도 없고, 쓸데없는 자존심만 있고.

 

고치려 해도 고쳐지지 않는다. 이제는 좀 더 적극적인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주변에서 챙겨주는 것만 받다 보니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나도 나 스스로를 잘 챙길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ㅠㅠ

 

처음의 의도는 이런 것이 아니었으나, 쓰다 보니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자꾸 쓰는 연습을 하면 좀 나아지려나?

글쓰기 학원을 다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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